제국주의와 세계불평등

자본축적과 신식민지 약탈

 

레닌의 가장 가까운 동료 가운데 하나인 니콜라이 부하린은 <제국주의와 세계경제>에서 (오늘날 “세계화”로 부르는) “경제 국제화”에 관해 설명한다. 보다 싼 원자재와 노동력, 넓은 시장과 더 많은 이윤을 위해 투자대상을 찾기 위한 움직임은 두 가지 모순된 경향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첫째는 "자본 이익의 세계화"인데, 이것은 노동의 세계적 분업으로 형성되고 국경을 넘어 자본의 상호의존성을 강화시키는 경향이다. 다른 하나는 그 반대 경향으로, “자본 이익의 국가화”이다. 이것은 모든 기업들이 국내외에서의 이윤을 보장받기 위해 자국 국가기구에 의존하는 것이다.

레닌은 그의 노작인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만약 제국주의를 아주 간명하게 정의해야 한다면, 우리는 제국주의를 독점 단계의 자본주의라고 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독점 단계”는 소수의 선진국에서 발전되었다. 그곳에서 소수의 거대기업은 경쟁자들을 차차 제거한 후 은행과 합병을 통해 거대 트러스트를 설립한다. 국내 시장을 장악한 후, 그들은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선다. 그들은 국내에서 정부계약의 우선권을 얻기 위한 자원과 관계망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식민지에서 도로 항만 철도 군사기지 건설 투자기회를 얻기 위한 관계망을 구축한다.

국내외에서의 인수합병을 통해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과 같은 자본축적 경향은 점차 강화되어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 제국주의로 묘사되는 몇몇 강대국들의 자원과 경제력 집중은 오늘날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세계 100대 다국적 기업에 대한 유엔의 조사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기업들 중 85개 기업은 EU, 일본,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특히 미국 기업은 21개나 된다. 100대 기업 중, 72개 기업이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 등 다섯 나라에 뿌리를 두고 있다.”--유엔무역개발협의회, 2008년 세계투자보고서

레닌은 자원과 시장 그리고 영토를 위한 제국주의국가들의 상호경쟁이 국제정치를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의 경제적 분할에 근거한 특정 관계들이 자본가 동맹들 사이에서 성립되고 그와 동시에, 그리고 그것들과 관련되어 정치적 동맹 즉, 국가들 사이의 일정한 관계들이 세계의 영토 분할에, 식민지를 위한 투쟁에 즉, '영토를 위한 투쟁'에 근거하여 성립됨을 자본주의 최고단계 시대는 우리에게 보여 준다.”

다른 국적의 독점자본가들 사이의 “영토” 지배를 위한 경쟁은 군사적 대결을 낳는다. 20세기의 양차 세계대전은 이러한 갈등에 기원을 두고 있다. 평화적 시기에도 군사력의 위협은 소위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에 상당한 영향을 행사한다고 부하린은 지적하였다.

“자본수출은 열강들 사이의 갈등을 첨예하게 만든다. 이미 자본투자 기회나 이권을 위한 투쟁 등은 항상 군사적 압력에 의해 강화되었다. 군사적으로 강한 열강 자본가들의 책동에 의해 종속된 정부 혹은 국가는 보통 군사적으로 가장 강력한 국가에 특권을 넘겨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논의의 여지가 없는 미국의 경제 군사적 헤게모니 장악과 이와 더불어 퇴보한 노동자국가 소련에 대한 적대는, 자본주의 열강들 사이의 적대를 완화시켰다. 그러나 소비에트 블록에서 반혁명의 승리, 그리고 미국과 그 경쟁자들 사이의 격차 축소는 1914년과 1939년에 전쟁을 낳은 열강들의 대결로 회귀시켰다.

 

워싱턴 컨센서스: 신식민지 약탈

오늘날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 의한 후진국 착취 메커니즘은 식민지 시대 때보다 겉으로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지금은 완곡하게 "개발도상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은, 레닌 시대엔, 유럽 미국 또는 일본의 명백한 식민지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옛 식민지 제국의 해체는 겉으로는 독립국가이나 실제로는 토착 지배자들이 소위 선진국 자본의 경쟁자가 아니라 하수인 노릇을 하는 신식민지 국가를 창출해냈다. 최근에 소위 선진국 기업들은 싼 노동력과 자유무역지대가 있는 신식민지로 생산설비와 서비스를 “아웃소싱”해 왔다. 신식민지의 부를 빨아내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다. 투자 이윤, 상품판매, 라이센스 계약, 이전 가격 조작, 공공이나 개인의 채무 심지어 토지임대에 대한 이자수취.

1970년대에 서방의 주요 은행들은 신식민지 정권들에 이들의 경제개발을 촉진시킨다는 명목으로 저리로 대출해주었다. 이 자금 중 많은 부분은 (때때로 제국주의 은행들의 묵인하에) 부패한 공직자들이 횡령하였다. 일부는 대출 은행과 연계된 제국주의 기업들의 이익을 위한 계획에 사용되었다. 많은 경우 채무 상환은 부채 '돌려막기'에 의해 계속되었다(예를들면, 새로운 더 많은 대출로 이전의 빚을 갚는 방식). 결국, 1980년대 이자율의 상승은 많은 제 3세계 국가에 채무 위기를 야기하였다. 채권을 상환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를 정도로 경제는 위축되었고 화폐 가치는 떨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 위기에 대해 관세 인하, 국영기업의 민영화(특히 공공부문), 제조업자와 농민에 대한 보조금 삭감, 규제철폐를 내용으로 하는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강제하는 소위 “구제계획”으로 대응하였다. 후진국의 경제성장과 근대화를 위하는 것이라고 선전되지만, (“워싱턴 컨센서스”로 알려진) 이 처방은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선진국으로 부가 흘러들어가게 했고, 또한 그들의 경제를 세계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더욱 더 종속적인 위치로 고정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관세 철폐는 국외 거대기업을 위한 새로운 시장을 열어놓았고 그들의 값싼 상품으로 국내 생산자들은 파산했다. 외국 농업회사와 토착 엘리트가 토지를 사 들여 수출에 목적을 둔 대농장을 설립함에 따라 국내 식품생산은 줄어들었다. 농업생산의 "세계화"는 지난 수십년간 각지에서 쫓겨난 수많은 영세농민들을 도시빈민으로 만들고, 최빈국들의 먹거리 대부분을 제국주의 기업농업에 의존하도록 만들었다.

아이티는 “시장 자유화”와 “자유무역”이 가난한 신식민지에 얼마나 충격적인 결과를 낳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1995년 IMF의 차관을 제공받는 조건으로 아이티 정부는 쌀의 수입관세를 35%에서 3%으로 삭감하는 데에 동의하였다. 이 결과 미국쌀이 대량으로 쏟아져 들어와 토착 농민들이 생산한 것보다 싸게 팔렸다. 그로 인해 많은 농민들이 파산했다. 부르주아 이데올로그들은 “공정경쟁”과 관세나 기타의 국가개입으로부터 시장자유와 "동등한 경쟁"을 통해 “효율성”이 성취될 수 있다고 나발을 불어댄다. 그러나 미국 생산자들이 아이티 농부들보다 싼값에 쌀을 팔 수 있는 이유는 단지 그들이 정부로부터 막대한 장려금을 받기 때문이다.

“2003년에 미국 정부는 13억 달러를 농지의 경작을 지원하는 데 투입하고, 농부들의 작물재배에 따르는 비용을 지원하는데 18억 달러를 투여하였다. 이는 실제 생산비용의 72%를 차지한다.”--“문 걷어차기”, 옥스펌 보고서, 2005년 4월

제국주의자들의 “개발”은 수 십 년간 신식민지 경제를 지체시키고 기형화했다. 세계인구 1/3 이상인 25억 인구가 2달러도 안되는 돈으로 하루하루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약 10억여 명은 장기적 영양실조 상태이며, 추산에 따르면 13억 명이 안전한 식수를 마시고 있지 못한 상태이다. 세계은행과 IMF를 위해 정치평론가들이 개발이나 근대화 같은 단어를 떠벌여대지만, 피비린내 나는 식민지 정복으로 형성된 세계 자본주의는 항상 식민지 국가들에서 선진국으로 부를 뽑아내는 깔대기로 작동해 왔다.

“최근 2세기 동안에 세계불평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세계 소득 분포(국가간)의 장기적 추세 분석은 최부국과 최빈국 사이의 격차를 보여준다. 1820년 3:1, 1913년 11:1, 1950년 35:1, 1973년 44:1, 1992년 72:1.”--유엔개발계획, 인력개발 보고서, 1999년

개인소득의 불평등은 그보다 더 심각하다.

“세계 500대 부자들의 소득 총합은 극빈층 4억 천 6백만 명의 소득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이 극단 너머로, 25억의 인구-- 세계인구의 약 40%--가 하루에 2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액수로 생활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소득 총액의 5%를 차지하고 있다. 10%의 부자들은 거의 다 고소득 국가에서 살고 있으며, 소득 총액의 54%를 차지하고 있다.”--유엔개발계획, 인력개발 보고서, 1999년

국제적인 빈부 격차 증대와 동시에 제국주의 체제 중심부의 사회양극화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 1981~2005년 동안 실질임금은 정체되었다. “99.9% 납세자들의 실질소득은 약 세 배 증가했다. 그런데 초고소득층 13,000명이 포함된 99.99% 납세자들의 실질소득은 다섯 배 증가하였다”(래리 바텔, 불평등 민주주의 : 新금광시대의 정치경제학, 2008). 이 사실은 “선진국”과 “후진국” 노동자들 사이에 본질적으로 동일한 이해가 있음을 나타낸다. 오직 생산자들의 민주주의로 조직되고 이윤보다 인간이라는 원칙이 지배하는, 전세계적으로 계획된 사회주의 경제만이 유일하게 빈곤, 기아, 인종주의와 전쟁의 위협을 제거할 수 있다.

Capitalist Accumulation & Neo-Colonial Pillage - Imperialism & Global Inequality

Published: 1917 No.31 (April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