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코빈과 계급투쟁정치

재부팅된 노동당주의

[초록색 ]……역주

6월 20일, 런던 리버풀 글래스고에서, 최근 선출된 토리당[영국의 보수당] 정부에 맞선 분노를 수십만이 표출하면서 거리를 행진했다. 바로 며칠 전, 이슬링턴 노스 하원의원 제레미 코빈(Jeremy Corbyn)이 노동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지지자와 비판자 모두를 놀라게 했다. 들끓는 분노와 환멸을 반영하면서, 코빈은 예상 밖으로 선전 했다. 토리당은, 그의 승리 일주일 뒤, 노동조합의 합법활동을 방해하고 직업이 불안정한 저소득층 가정이 의존하는 세액공제를 삭감하는 법안으로 공세를 가했다.

당대표 경선기간 동안 노동당원의 수는 증가하여, 코빈 선출 이후로 수만 명이 가입하였다. 주최자들의 후속계획 부재로, 6월 집회의 전투성은 의회주의적 사민주의로 가는 통로가 되었다. 코빈의 입후보가 신노동당 수십 년 동안의 배신으로 비워져 있던 왼쪽을 채웠으나, 코빈의 정치는 지배계급과 꾸준히 타협해온 노동당의 역사와 단절하기를 희망하는 이들을 크게 실망시킬 것이다.

우리는 지난 5월 총선을 앞두고 발표한 성명서에서 노동당의 모순적인 계급적 성격을 지적한 바 있다.

“노동당과 노동조합의 지속적인 연계는 이들이 부르주아노동자당으로 남아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당이 좌선회하여 빈민과 피착취자의 권리를 위해 싸울 의지를 보인다면, 혁명가들은 노동당의 노동계급적 기반에 대한 환상과 친자본주의 강령의 모순을 이용하기 위하여 비판적 지지를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Spoil your ballot! No choice for workers in 2015!’

코빈의 세제개혁, 철도 재국유화, 주택건설과 임대 통제, 의료보험 예산증액 요구, 0시간 계약제 금지, 보육과 교육 증대 요구는 노동당 정책의 역사적 흐름 속에 존재하는 것들이다. 그것들이 급진적으로 보이는 것은 단지, 블레어주의가 당을 지난 20년간 우경화시켜 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랜 세월 노동당 좌파의 지도자였으며 1981년 부대표에 선출되기도 한, 말년의 토니 벤(Tony Benn)은 코빈이 얼버무리는 나토(NATO: 영국 제국주의의 핵심 군사동맹)에 분명하게 반대했다. 또한, 노동당에 대한 그의 충성심에도 불구하고, 코빈은 부르주아 스코틀랜드국민당이나 녹색당과의 계급연합적 사업을 할 의향을 밝혔다.

코빈의 캠페인과 그의 명성은 노동당의 모순을 더욱 드러내고, 노동계급의 이익을 위해 어떤 정치가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계급정치는 다시 한 번 주류 매체에서 다루어질 것이다. 대체로 코빈을, 실제로 그렇지 않은데도, 터무니없게 위험한 급진주의자로 포장하면서 말이다. 코빈의 역할과 목표는, 노동당의 이미지를 자본주의 지배에 대한 신뢰할만한 대안으로 회복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국내외 모든 중요 쟁점마다 영국 국가에 한결같이 충성해왔음에도 말이다.

반노조법에 도전하라!

코빈 열풍이 고대하던 대중운동을 불러일으켰다는 주장은 분석보다는 희망에 기초한 것이다. 물론 각 선거구의 노동당 지부 회원이 증가하고 행사참가자들도 늘어났지만, 이것이 현장의 전투성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런던 지하철노동자들과 전국 통신노동자들이 당대표 선거 기간에 파업을 했을 때, 코빈은 파업사수대를 방문하고 파업에 대해 원론적 지지를 밝혔지만, 진지한 파업 행위(부르주아지에 대한 반격)를 긴축을 패배시키기 위한 전략적 경로로서 옹호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코빈은 토리당의 (블레어/브라운 정부가 13년 동안 유지해온) 반노조법 폐기를 요구하고, 현재 제출된 보다 기혹한 노동조합법안에 대해서도 반대했지만, 실제적 파업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그 법에 대한 거역은 권하지 않았다.

코빈이 당선되기 바로 전, 대단히 적대적이었던 BBC의 파노라마[BBC의 다큐멘터리]의 한 방영분에서, 코빈은 노조가 법을 어기는 것을 지지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았고, 그는 ‘합법적으로 법에 도전하는 상황이며, 나는 그것을 이해하고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을 지지한다.’라고 가정적으로 답변했다. 이것은 노동조합 평조합원들로부터 거센 압력이 있다는 증거이며, 이는 유나이트[영국과 아일랜드의 일반노조]의 위원장 렌 맥클러스키(Len McCluskey)가 더 자주 좌익적 발언을 하는 것으로도 표현된다. 토리당 노조법이 첫 독회[의안이 처음 제출되었을 때 읽는 절차]에서 통과된 이후 영국노총 총회의 발언에서, 코빈은 그 문제를 노동계급에 대한 공격으로 보기보다는 시민권 문제로 간주했다. 그리고 5년 안에 법을 폐기시킬 것을 약속했다.

“우리가 2020년에 다수당이 된다면, 우리는 그 법안을 폐기할 것이고, 노동권 의제 및 미래를 위해 올바르고 적절한 것으로 그것을 대체할 것이다.

…노동조합의 결사의 자유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그들은 유럽인권조약 11조를 사실상 위반하고 있다… 그것이 통과된다면 시민권과 우리 사회 모두에 피해를 입힐 것이기에 우리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싸울 것이다.”—Labour List, 2015년 9월 15일

노동조합 운동은 코빈의 의회 진입을 5년 동안 기다리기보다는, 현장투쟁을 통해 이 법을 분쇄하여 블레어/브라운 긴축정책 저지의 첫걸음을 시작해야 한다.

재정적 지원을 하고 조합원들에게 노동당에 투표할 것을 독려하면서, 대부분의 거대 노조들은 여전히 노동당과 연계되어있다. 당내 블레어주의 우익은 이들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싶어하며, 당을 미국 민주당과 유사하게 만들면서 노동당에 내재한 모순을 없애고 싶어한다. 노동당이 자본가들에게 복무한 이력 때문에, 철도해운교통노조(RMT), 소방노조(FBU) 등 소규모 좌익 노조들은 노동당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의 코빈에 대한 지지는 그들을 유니슨(Unison)[COHSE(보건서비스연맹), NALGO(공무원노조), NUPE(공공노조)가 통합하여 1993년 출범], 유나이트(Unite) 같은 노동당 지지 주류노조들의 노선으로 복귀하도록 만들었다. 후자의 노조들이 코빈을 승인한 것은 조합원들의 불만을 고려한 단순한 자기방어였다. RMT나 FBU에게 코빈은 그들이 줄곧 원했던 것 즉, 당의 좌선회를 대변하는 인물인 듯했다. 자기 노조들이 긴축에 맞서 진지하게 싸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조합원들은 노동당 새 지도부가 앞장서주길 희망한다.

당선되고 나서 코빈의 첫 행보는 난민을 지지하는 대중집회 연설이었다. 칼레에 대형 장벽을 설치하기로 프랑스와 협상하고 유럽연합 국경의 무장화를 지지하면서 5년 동안 겨우 2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이겠다는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의 인색한 제안과 코빈의 연설은 날카로운 대조를 이루었다. 그러나 코빈이 구체적 정책을 제안하지는 않았다. 사회주의자로서 우리는 영국으로 오는 난민들을 환영하며, 이들 모두의 완전한 시민권을 옹호한다. 동시에, 코빈이 파노라마 방송에서 말한, ‘영국군을 위험으로 내몰지 않는’ 정책이 아니라, 중동에 대한 군사개입으로 이 위기를 촉발시킨 영국 미국과 기타 제국주의 열강들의 패배를 주창한다.

노동당에 대한 충성

코빈은 노동당을, 이 당의 그 모든 배신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와 피억압인민의 고향으로 여기며 당에 충성한다. 캠페인 동안 그는 ‘진정한 지지자라면, 진정한 당원이 되어야 한다.’(Guardian, 2015년 7월 28일)라며, 지지자들에게 노동당 입당을 권했다. 존 맥도넬을 그림자내각[영국 등에서, 제1야당 소속의원들로 구성하는 예비내각. 이 야당이 집권하면 새로운 내각이 된다.]의 총리로 임명하는 등, 그는 그림자내각을 통해 주요 동맹자들을 그의 주변에 포진시키고 있다. 한편, 지도부 경선 상대였던 앤디 버넘까지 포괄하고, 블레어 밑에서 일했던 힐러리 벤과 팔코너 경의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을 보면 그가 가능한 광범한 연합을 건설하려는 것이 분명하다.

코빈은 지도부를 유지하기 위해 타협을 해야 한다. 그림자내각 국방장관 케반 존스를 설득하기 위해, 코빈의 오랜 입장이었던 핵무기 폐기를 철회하거나 나토(NATO) 탈퇴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보도가 이미 있었다(Telegraph, 2015월 9월 18일). 코빈은 의회주의적 합법성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그의 노동당 좌파 동맹자들과 마찬가지로 코빈 역시 사회적 특권과 착취, 사적소유를 방어하는 영국 국가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코빈 추종자들은 소득의 보다 공정한 분배 이상을 요구하지 않는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사회주의자들은 선거에서 노동당에 비판적으로조차 지지를 보낼 이유가 없었다. 노동계급의 환상을 낳는 사회주의적 겉치레조차 점점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우리는 노조와 노동당 활동가들이 노동계급의 이해를 위해 투쟁하는 당 건설 과정에서 노동당과 단절할 것을 주창했다. 물론 투쟁의 진지로서의 노동당을 무시할 수 없고, 때때로 좌선회하는 시기에는 특히,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러나 영국 좌익의 실패는 노동당에 너무 적게 개입해서라기보다는 주로 노동당주의와 타협했기 때문이다.

혁명을 표방하는 좌익 대부분이 코빈에 열광하는 대열에 합류했는데, 이것은 그들이 늘 하던 사업일 뿐이다. 사회주의노동자당(SWP), 노동자권력(Workers Power), 노동자자유동맹(AWL), 영국공산당(CPGB) 등은 블레어 정권 내내 노동당에 투표할 것을 호소했었다. 지금은 ‘수많은 사람들의 눈앞에서, 이전에 정부에서 범죄를 저질렀고 이제는 긴축정책에 투항하는 출세주의자, 비겁자, 배신자들’이라고 노동자권력이 비난한 지도부가 이끄는 당에 투표하고 있다.

노동자권력은 계급타협에 좌익적 외피를 제공하는, 가장 능수능란한 자발적 노동당 추종자들인 것처럼 보인다. 물론 코빈의 명백한 개량주의에 대해 형식적 비판을 종종 하지만, 이들은 코빈을 지배계급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여긴다.

“코빈 캠페인이 이러한 지지를 받는다는 사실은 부르주아 지배를 뒤흔드는 것이다. 코빈의 강령을 내걸고 선출된 정부에 대한 부르주아지의 관용은 없을 것이다.”—Workers Power, 2015월 7월 29일

이들은 ‘모든 사회주의자들이 노동당에 입당하고, 코빈의 진보적 요구들을 방어하고 지지하며, 이들의 정책을 혁명적 사회주의의 방향으로 확장하고 심화시킬 것’을 주창한다(Workers Power, 2015년 9월 15일). 코빈의 노동당이 왼쪽으로 움직여 그들의 개량주의 강령을 ‘확장하고 심화하려 드는’,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사건을 상상하며, 노동자 권력은 지배계급의 저항을 예상한다.

“선거만으로는, 국가를 손에 쥔 자본가 계급의 거대한 경제력과 억압능력을 파괴하는 것은 고사하고, 견뎌낼 수도 없을 것이다.

중간계급의 진보적 분파를 우리 편으로 결집시킨, 노동계급과 청년들의 많은 인원과 조직만이 기업과 국가의 권력을 감당하고 제어할 수 있다. 노동계급은 생산과 분배, 은행 금융과 거래의 통제권을 획득하고 행사할 수 있다. 우리는 국가폭력이 파업과 시위를 억압할 때는 물론이고 급진적 노동당 정부에 대해 쿠데타로 위협할 때, 이에 맞선 대중의 자기방어를 조직할 수 있다.”—같은 글

물론 코빈과 그의 노동당 좌파 친구들은 이러한 수단들에 단호하게 반대할 것이다. 그는 자본주의 하에서 노동인민의 상태를 개선하길 원한다. 그리고 다른 모든 좌익적 언사를 늘어놓는 사민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그도 자신이 그것을 지배계급과의 협상을 통해 가장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지배계급에 ‘대항하고 제압할’ 생각이 없다. 코빈 돌풍으로 흥분한 노동자권력은, 혁명정당의 필요성은 생략한 채, 대중 스스로의 조직화와 동원으로 이루어진 이중권력 시나리오를 구상한다.

“조직화를 위한 민주적 기구, 지역 및 전국 수준의 저항위원회, 생산과 서비스의 노동자 통제기구 수립을 통해서, 우리는 토리당 정권을 끝장낼 뿐만 아니라, 전혀 새로운 유형의 정부의 토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자본의 기구에 포위된 의회주의적 노동당 정부가 아닌, 사장들과 은행가, 장군들의 권력 분쇄를 결심한 노동자정부 말이다.”—같은 글

노동당의 좌우파 추종자들은 그것이 어떤 식이든 혁명기관으로 되는 것을 막으려 할 것이다. 노동계급이 소비에트 수립을 위해 투쟁하는 시기에조차도 말이다. 자본가들의 권력 분쇄를 위해서는, 친제국주의적 개량주의와 영국 기생적 엘리트 집단에 대한 복종을 특징으로 하는 노동당주의를 온전히 거부해야 한다. 하지만 노동자권력은 노동당주의와 정치적 단절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대신, 왼쪽으로부터 충분한 압박이 있으면 코빈과 그의 동료들이 ‘자본가권력 분쇄를 결심한 노동자정부’를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진짜 그렇게 믿는 것처럼 보인다.

코빈 열풍은 실제 노동인민의 투쟁심을 반영하지만, 좌익적 언사를 하는 이전 노동당주의자와 마찬가지로, 코빈의 역할은 자본가들에 대한 위협을 다른 곳으로 인도하고 가두는 것이지, 그들의 ‘권력을 분쇄’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맑스주의자의 역할은 코빈 찬양이 아니라, 그가 가진 정치의 친자본주의적 논리를 폭로하고 미래에 있을 노동당주의에 대한 좌익적 분리의 토대를 준비하는 것이다.

계급정치와 모순

사회당은 코빈의 급증하는 인기에 발목을 잡힌 조직 중 하나이다(Socialism Today, 2015년 9월). 사회당은 1990년대에, 노동당이 더 이상 노동계급과 의미 있는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노골적인 자본주의 기구로 변모했으며, ‘쉽사리 뒤집힐 수 없을 정도’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 눈에 띄는 변화는, 밀리턴트그룹(Militant Tendency: 사회당의 전신) 지지자들이 그들이 수십 년간 몸담았던 노동당에서 숙청된 것과 때를 같이 했다. 전략을 수정하고 노동당 지지 투표를 멈추기 위하여, 이들은 노동당이 부르주아 기구라고 선언해야 했다. 이러한 관점은, 노동당이 노동계급의 대중조직과 조직적 연관이 있으므로 선거에서 이들을 지지해야 한다고 설명한 많은 자칭 트로츠키주의 그룹들의 관점과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전의 다른 면일 뿐이다. 양쪽 모두, 비판적 지지에 대한 레닌주의적 전술의 양면적 성격 즉, 언제 어떻게 지지하고 언제 지지를 철회할지를 놓치고 있다.

사회당은,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선전하고 있으며 노동자인터내셔널위원회(CWI) 내에 있는 사회당의 미국인 동조자들의 지지를 받는 ‘좌익적’ 후보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에 코빈을 비교했다. 이와 유사하게, 이들은 노동당을 ‘완전히 ‘친기업적인’ 자본주의 당’인 민주당과 동일시한다(Socialist Party, 2015년 6월 19일).

미국의 CWI가 완전히 놓치고 있는 것은 계급적 구분선이다. 민주당은 미 제국주의를 운영하고자 하는 자본주의 양당 중 하나일 뿐이다. 노동당은 영국 부르주아지와 조직적으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기형적으로나마, 한 세기 전에 노동조합들이 수립한 원칙 즉, 자본가들과 분리된 노동자 자신의 정당 필요성을 여전히 대변하고 있다. 샌더스는 좌익적 언사를 늘어놓는 부르주아 정치인일 뿐이다. 그런 정치인들의 임무는 인종주의와 제국주의 전쟁을 일삼는 민주당을 지지하도록 미국 노동자들을 묶어두는 것이다.

코빈 열풍은 배타적이며 신경질적인 스파르타쿠스동맹(Spartacist League)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례적으로 “당과 노동조합의 역사적 관계를 끊으려는 블레어의 계획에 극적인 한방”을 날린 “코빈 캠페인을 환영”했다. 이를 위해 불과 몇 달 전 자신들의 전국총회에서, 노동당은 “고전적 사민주의 정당처럼 작동하지 않는다. 오늘날 노동계급의 개량주의 정당으로서의 신노동당은 없어지기 직전이다.”(Workers Hammer, 2015년 여름, 231호)라고 단언한 분석을 급히 뒤집혀야 했다. “코빈 캠페인이 제기한 요구는 지지할 만한 것이지만, 그것들은 낡은 노동당 의회주의를 통해 실현될 수 없다”(Jeremy Corbyn: Tony Blair's Nightmare)라고 가볍게 경고하면서, 혁명에 대한 형식적 호소를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파르타쿠스동맹은 영국 정계의 대격변을 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명백히 친자본주의적인 코빈식 개량주의의 한계에 너무 초점을 두어 분위기를 망치지 않으려는 것이다.

영국 사회의 양극화 심화로 형성된 사회적 긴장과 블레어 추종자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노동계급 다수의 열망을 코빈 돌풍이 반영한다는 점을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것은 중대한 진전이며, 노동계급의 선진부위로 하여금 혁명사상을 진지하게 접하도록 이끌고, 사민주의적 개량주의의 정치적 구속으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촉진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맑스주의자의 기본적 임무는, 착취자들이 만든 규칙을 엄격히 준수하면서 자본주의 희생자들의 이익을 증진시키려는, 코빈의 계획은 필연적으로 실패하리라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부르주아지와 노동계급 사이의 계급투쟁은 제로섬 게임이며, 노동인민은 [이 게임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그들의 이해가 자본가들의 그것과 상반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코빈은 이를 거꾸로 가르친다.

노동당 의회주의의 틀 안에 갇힌다면, 코빈 캠페인을 기점으로 자생적으로 치솟은 노동계급의 열광과 독자적 이해를 가진 계급이라는 자각은 곧 소진되고 말 것이다. 코빈이 선거에서 이길 날을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기다릴 것이 아니라, 카메론의 반동적 노동악법 분쇄를 위해 지금 당장 대중적 현장투쟁을 전개하는 것이 노동계급에게 더 시급하고 직접적 이해가 걸린 일이다. 이처럼 즉시 사용될 수 있는 무기를 드는 것은, 대자적[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이해하는 즉, 역사적 임무를 자각하는] 노동계급으로 나아가는 중대한 진전이 될 것이다. 그러한 전망을 앞세우는 대신에, 영국 대부분의 자칭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코빈의 노동당을 더 왼쪽으로 밀어붙일 수 있을 거라고 희망하면서, 이 열풍에 영합하려고 한다. 코빈의 노동당 좌파의 가능성에 환상을 가진 노동자들은, 전적으로 다른 종류의 정치조직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할 가능성도 있다. 자본주의와의 사민주의적 공존을 거부하고 자본주의 분쇄의 길로 나아가는 혁명강령을 지닌 정당이 필요하다.

Labourism Rebooted: Jeremy Corbyn & class-struggle politics”

28 September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