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와 ‘제5인터내셔널’에 대한 노동자권력(WP)의 횡설수설과 우왕좌왕

2009년 11월 카라카스에서 ‘국제좌익정당회의’가 열렸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우고 차베스의 초대로 이 회의에 참가한 대표들은, 2010년 4월 ‘제5인터내셔널’ 창립을 논의하기 위해 모이자는 차베스의 제안을 승인했다. 엘살바도르의 파라분도 마르티 해방전선(FMLN), 니카라과의 산디니스타민족해방전선(FSLN), 볼리비아 에보 모랄레스의 사회주의운동(MAS), 에콰도르의 조국의 자부심과 주권(the Alianza País) 그리고 여러 나라에서 참가한 다양한 조직들이 이 제안을 지지했다. 이 새로운 ‘인터내셔널’은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정당, 운동 그리고 경향들이 모여, 그 속에서 제국주의 반대 투쟁, 사회주의를 통해 자본주의를 전복하기 위한 공통의 전략을 조정할 수 있는 공간(Venezuelanalysis.com, 30 November 2009)”이라고 홍보되었다.

영국 노동자권력(WP)이 주축인, 제5인터내셔널동맹(L5I)은 카라카스에 본부를 둔 볼리바르 제5인터내셔널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취해 왔다. 베네수엘라 최고지도자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지닌다는 이유로 알란 우즈의 사이비 트로츠키주의 조직인 국제맑스주의그룹(IMT)을 비판하면서, L5I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짐바브웨의 야만적 억압 권력인 로버트 무가베 그리고 마흐무드 아흐메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에 대한 차베스의 지지는, 그가 사회주의와 ‘반(反)제국주의’ 군사 보나파르트주의를 혼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그 자신이나 자기와 비슷한 성격의 정권을 지지하는 기구를 설립하기 위해, 새로운 인터내셔널을 건설하려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를 의식적인 세계 혁명의 담당자로 여기는 것은 완전히 정신 나간 짓이다.”--“우고 차베스, 제5인터내셔널 제안과 그의 트로츠키주의 지지자들”, 2009년 11월 25일

대단히 옳은 지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기억한다. 불과 몇 해 전, 차베스가 그의 민중주의적인 통합사회당(PSUV)을 창립했을 때, 노동자권력(WP)은 “레온 트로츠키가 인민전선 정당이라고 부른 다계급 정당”이라고 그것을 묘사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베스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보면서, “혁명적 공산주의자가 이 정당에 가입하지 않는 것은 다름 아닌 종파주의이다.”라고 결론지었다.

L5I는 “2009년 11월 차베스의 제5인터내셔널 제안은 사회주의 혁명을 지향하는 새로운 국제정당 사상을 대중화하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Workers Power, 2009/10 겨울).”라며 여전히 낙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제안된 ‘인터내셔널’이 혁명적 기회라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보나파르트주의 권력을 떠받치기 위한 도구라고 비판하는 것 사이의 확연한 모순은 다음과 같은 논리로 합리화된다. “차베스는 제5인터내셔널을 자신의 정책과 정권을 지탱하는 도구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곧 대중의 혁명적 진출이 그의 협소한 사회주의를 넘어서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같은 글).” 이 같은 태도는 1950년대 벤 벨라의 소부르주아 민족해방전선이나 1970년대 호메이니의 이슬람혁명 같은 비(非)노동계급 조직들에 대한 그들의 환호가 역사의 “객관적 혁명적 역동성”을 통해 합리화될 것을 간절히 바랐던 파블로와 에르네스트 만델을 떠올리게 한다.

볼리바르 보나파르트주의 제안에 대한 정치적 수용에 좌익적 비판을 덧붙이며, L5I는 있을 수 있는 ‘제5인터내셔널’ 운동에 대한 개입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부르주아 민족주의자들이 단순히 사회주의자로 옷을 갈아입었다. 만약 차베스의 주도권 아래 건설된다면, 그것은 계급적 독립의 길로 결코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우고 차베스의 제5인터내셔널 제안”, 2009년 11월 25일

물론 차베스의 ‘인터내셔널’을 건설하는 데에 누구의 “주도권”이 작동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L5I와 차베스 사이에 의미 있는 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을 합리화하기 위해, 노동자권력(WP)의 지도자들은 그들 스스로 다양한 부르주아 정권을 “지지하는 기구”일 뿐이라고 알고 있는 조직에 대해 “계급적 독립”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편리하게 말한다. 자신들의 “제5인터내셔널”이 차베스가 제안하는 것과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는 대신에, L5I는 이 문제를 다음처럼 모호하게 다룬다.

“제5인터내셔널은 세계 노동계급과 그 동맹들의 핵심적 무기이다. 그 역사적 사명은 세계의 자본주의와 억압을 철폐하는 것이다. 그것은 건설되어야 하고 그리고 혁명적 기초 위에 건설되어야 한다. 이 계획에 헌신할 모든 사람들은 이를 위해 우리와 함께 싸워야 한다.”--Workers Power, 2009/10 겨울

노동자권력(WP)은 볼리바르 인터내셔널을 혁명화하는 투쟁에 “계급적 독립”과 “혁명 강령”을 지지하는 사람이나 조직이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

“가능하다면 차베스가 제안한 2010년 회의에 참석할 L5I는, 새로운 혁명강령과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독립에 기초한 새로운 인터내셔널 건설을 지지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길로 전진하기 위한 의미 있는 걸음을 내딛기 위하여 우리와 더불어 2010년 회의에 참석할 것을 촉구한다.”--“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우고 차베스의 제5인터내셔널 제안”, 2009년 11월 25일

L5I가 제안한 그 “의미 있는 걸음”은 게다가 프랑스의 반자본주의신당(NPA)과의 통합 총회라는 또 다른 환상적인 계획을 의미하기도 한다.

“프랑스 NPA처럼 자신을 반자본주의자라고 생각하거나, 혁명적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 레닌주의자 또는 트로츠키주의자라고 스스로 생각한다면 서로의 힘을 합치고 통합 총회를 개최해야 한다.”--같은 글

NPA가 노동자권력(WP)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여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리고 그것은 그 둘의 크기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만은 아니다. NPA는 베네수엘라나 그 어느 곳에서도 “프롤레타리아의 계급적 독립”을 추구할 의향이 없다. NPA는 개량적 선거주의에 기초하여 건설되었고 창립된 지 얼마 되지도 않지만 벌써부터 계급협조주의로 나아가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부르주아 민족주의자들이 단지 사회주의 옷을 걸쳤을 뿐이다.”라는 사실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폭로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대신, NPA의 지도부 중 한 명인 프랑수아 사바도는 조직의 웹사이트에서 차베스의 ‘반자본주의 전선’ 계획을 강력히 지지했다.

“사회적 정치적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인민의 단결, 콜롬비아의 새로운 미군기지 반대, 특히 새로운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온두라스 인민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자는 이 제안의 기초 위에서 폭넓은 세계 반제국주의전선이 건설될 수 있다.”--International Viewpoint에 2009년 11월 번역

NPA에게 자신의 노선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이 우스꽝스런 노동자권력(WP)의 ‘전술’은, 과거에 국제사회포럼(WSF)의 잡다한 개량주의자들과 부르주아 관계자들에게 사회주의 혁명세력이 되라고 제안했던 것과 닮았다.

“[유럽사회포럼(ESF)]에 참가한 정당들은 자본가들과의 관계 속에서 운영하거나 그들의 목표를 위해 운영하지 않고 자본주의를 전복하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선언해야 한다.”

“이 방향 위에서, 우리는 유럽사회포럼(그리고 세계사회포럼에도)에 참여할 수 있다. 그것은 단지 민주적 포럼과 공동행동만이 아니라, 세계 자본의 지배를 끝장내고 인류 다수를 위한 사회질서 수립을 위해 싸우는 새 국제정당-제5인터내셔널-에 참여하는 것이다.”--노동자권력(WP), 2003년 10월

차베스는 이후 같은 생각을 개진했다.

“차베스는 최근 스페인 방문 중에 ‘새 인터내셔널’을 주창했다.

차베스와 그 밖의 사람들이, 합의된 정책 그리고 공동행동과 더불어, 반제국주의 인터내셔널을 건설하려는 세계사회포럼의 사상을 호소했다.”--노동자권력(WP), 2005년 3월

노동자권력(WP)은 베네수엘라 통치자의 대중적 환상을 수용하며, “조직된 노동계급을 그의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급진적이거나 사회주의적인 정책들을 너무 적게 채택(노동자권력(WP), 2003년 1월)”한다고 차베스를 점잖게 비판했다. 우리는 그 때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그러한 관점은 차베스가 부르주아 정치가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그의 임무는 자본가들을 몰수하는 것도 ‘노동계급 조직과 대중적 저항을 조직’하는 것도 아니다. 그의 진짜 임무는 자본주의 세계 질서에서 베네수엘라 부르주아지의 지위를 강화하고 노동에 대한 자본 지배의 지속을 보장하는 것에 있다. 만약 차베스가 노동자권력(WP)이 생각하듯 ‘급진적이거나 사회주의적인 정책’을 수행하는 자라면, 왜 자신들의 제5인터내셔널 건설에 동참하라고 차베스에게 요구하지 않는가?”--<1917> 26호

베네수엘라 집권자가 L5I의 초대를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차베스가 무가베 그리고 아흐메디네자드와 더불어 “제국주의에 투쟁”하고 “자본주의를 전복”하는 “제5인터내셔널” 계획을 선언했을 때, 노동자권력(WP)은 “그를 의식적인 세계 혁명의 수행자로 여기는 것은 완전히 정신 나간 짓이다.”라고 올바르게 지적했다. 그러나 그 차베스에게 “사회주의 정책”을 채택하라고 2003년에 요구한 것이나, 또는 세계사회포럼이라는 계급적 잡탕조직을 혁명적 인터내셔널로 개조할 수 있다는 모순된 발언을 하도록 그 차베스를 부추긴 것은 덜 정신 나간 짓인가? 진정한 맑스주의 국제조직 건설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L5I의 회원이라면, 이러한 횡설수설과 우왕좌왕이 마치 지혜로운 “전술”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을 묵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Workers Power, Chávez & the ‘Fifth International’Doubletalk & Zigzags

1917 No. 32